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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감염병시대, 도시의 운명과 서울의 미래' 세미나(2020.10.27)

학술행사
작성자
정규리
작성일
2021-07-11 23:36
조회
537
안녕하세요. 석사과정 정규리 입니다.

이번 오픈보드 글에서 다룰 학술 행사는 작년 10월 서울연구원에서 개최한 '감염병시대, 도시의 운명과 서울의 미래' 세미나입니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미래를 준비하는 서울의 전략'로, 서울연구원의 한영준 부연구위원께서 발표하신  '감염병 시대, 지속가능한 서울을 위한 도시 인프라 혁신 방안' 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 감염병 시대 도시의 과제: 뉴노멀 대응과 지속가능성 회복
2020년 코로나19 이후,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범유행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멈췄고 도시인의 삶의 방식이 전반적으로 개편되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은 불안한 일이며 마트나 백화점, 식당, 카페 이용에 제한이 생기고 사회적 만남에 어려움이 생겨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야기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홈스쿨링 등 비대면 방식이 일상이 되는 뉴노멀 시대가 도래하였다. 뿐만 아니라, 21세기에 환경 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해 또 신종감염병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과연 도시가 지속가능한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따라서 이 발표는 감염병 시대의 도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1) 우리 일상이 변화한 뉴노멀에 대응하면서, 2)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자원고갈에 대응하여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한다고 말하며, 우리 일상의 배경이 되는  도시 인프라 혁신을 통해 구상한 서울의 미래를 제안하였다.

 
2. 감염병과 도시구조
1) 대도시(단핵도시)와 여러 개의 작은도시(다핵도시)

코로나19 유행 이후, 도시의 구조 '대도시(단핵도시)'와 '여러 개의 작은도시(다핵도시)'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도시'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며 대규모 공간계획으로 랜드마크 건설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다른 도시에 비해 경쟁력을 갖는다. 그러나 도시 내에서 베드타운, 오피스타운 등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고 이동거리가 길어서 자동차나 대중교통이 반드시 필요하다. 반면에 '여러 개의 작은도시(다핵도시)'의 경우, 대도시에 비해 규모의 경제 효과는 미흡하고 소규모의 공간계획이 이루어지지만, 지역 균형 발전과 다양성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단거리 이동으로 보행이나 자전거 중심의 도시가 될 수 있다.

두 도시구조 모두 장단점을 갖지만 도시의 성장이 중요하던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대도시 모델이 더 선호되었다. 그러나 감염병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관점이 변화하였다. 감염병이 확산되어 도시가 봉쇄되는 경우, 대도시는 도시기능이 마비되고 도시 경제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에 작은 도시들은 비교적 감염병 관리에 유리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프랑스 파리, 호주 멜버른, 미국 포틀랜드 등 세계의 많은 도시가 다핵 분산형 도시구조로의 변환을 계획하고 있다.

2) 서울의 다핵화

서울의 도시구조는 이미 여러 개의 도심이 형성되어 있다. '2020 서울 도시기본계획'을 기점으로 서울은 3도심, 7광역중심 체제로 다핵화가 진행중이며 최근 '2030 서울 생활권계획'에 따라 53개의 지구중심까지 지정하여 근린생활권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서울이 자족형 다핵도시라고 하기에는 어려우며,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감염병에 대응하는 "작은도시, 서울"로 발전할 수 있는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10분동네 생활SOC'은 도보로 10분 거리의 반경 500m 내에 필요한 모든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실제로 도보 10분 거리로 갈 수 있는 공간 범위를 분석해보았을 때 그 범위가 1km제곱 이하로 좁아서 자족도시로 발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그림 1). 그러나 도시의 이동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현재, 자전거와 개인이동수단(personal mobility)은 10분이라는 시간적 개념은 고정한 채로 공간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이다(그림 2).

                [그림 1] 서울시 도보 10분 거리로 갈 수 있는 공간 범위                                   [그림 2] 서울시 자전거,  PM 10분 거리로 갈 수 있는 공간 범위


3. 감염병 시대, 서울의 인프라
감염병 시대에 나타난 도시에는 집의 기능을 나누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재택근무와 홈스쿨링이 증가하면서 직주근접을 넘어서 직주일체가 집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집중된 집의 기능을 감당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카페에 모이면서 감염병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감염병 시대의 도시는 과도하게 집중된 집의 기능을 분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감염병 시대에 자족성과 다양성을 갖춘 작은 도시로 전환되기 위하여 서울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다음과 같다.

1) 근무: 일자리와 연계한 공공주도의 저렴한 공유 오피스 확보

민간에서는 재택근무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주간동안 업무공간을 확보하는 '데이유즈(day use) 프로그램'을 도입하였으나, 대부분 도심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공공에서는 중생활권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일자리와 연계하여 도심 외에 공유 오피스를 확보하여 공급해야 한다.

2) 교육: 공공시설, 개방과 공유를 통한 사회화의 장으로

온라인 교육을 통해 학교의 지식전달 기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공동체 경험과 사회화가 결여되어 이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여러 공공시설이 폐쇄되었는데 이렇게 폐쇄된 공공시설에 대한 새로운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개방하여 사회화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학교의 운동장과 같은 오픈스페이스도 공유하여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3) 여가: 일상에서 만나는 숲과 정원

감염병 시대에는 그린 인프라를 통한 생활 인프라 연결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서울의 녹지계획은 서울 전역 차원의 대규모 녹지와 그린 네트워크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공원의 녹지가 단절되어 있고, 녹지가 일부 지역에 집중되므로 또 그 녹지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동이 필요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형 공원보다는 휴식과 이동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선형공원이 조성되어야 하며, 생활권 내 공공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일상에서 도시민의 보행, 휴식, 여가공간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4) 이동: 보행, PM이 일상인 도시

이동의 변화는 곧 공간의 변화를 가져오고 서로 영향을 미친다. 도시의 공간범위는 자동차가 등장하고 이동거리가 증가하면서 확대되었다. 그리고 이는 다시 도로의 증가로 이어진다. 서울시는 이 때 발생하는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 중심정책, 보행-자전거 중심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공간구조 전환을 통한 통행량 감소이다. 자족형 작은도시가 되면 이동거리가 짧아지면서 자동차 이용도 감소하고 기존의 자동차 도로공간을 보행과 PM의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의 서울은 도로공간 재편을 통해 자전거와 PM중심의 이동체계(예: 자전거 하이웨이)를 구축하여 생활권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 이 때, 수요응답형 셔틀버스 도입하여 교통약자를 배려하고 날씨나 지형으로 인한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다. 또한 서울은 대도시, 광역도시, 국제도시이기 때문에 지역간 이동이 필수인데, 지상은 대중교통, 공유교통, 개인교통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두고 공중과 지하공간을 활용한 입체적 이동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5) 에너지: 제로에너지 건물(Zero Energy Building, ZEB) 전환

앞으로의 도시는 자원순환과 탄소중립이 되어야 한다. 특히 서울은 건물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울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원인은 바로 건물이다. 노후건축물이 많아서 에너지 효율성도 상당히 낮고, 주거와 서비스 산업이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울은 ‘건물그린뉴딜’전략을 도입해야 한다. 기존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하고 신규건물에 대해서는 제로에너지 건물을 의무화해야 한다.

 
4. 미래의 서울 구상
우리가 코로나19를 통해 감염병과 환경오염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한 것은 귀한 경험이다. 따라서 코로나19를 기회로 삼아 활용해야 한다. 앞으로는 자동차를 위해 할당된 도시공간의 많은 부분이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자동차 위주의 도시구조에서 보행자와 자전거, PM, 이륜차는 좁은 도보에서 상충하였다면, 코로나19를 계기로 전환되어야 할 도시는 보행자 우선 공유공간을 확보하고 신기술을 활용한 수요응답 자율주행 셔틀버스나 배달로봇을 운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그림3). 또한 노후화된 단일용도 공공시설, 분리된 주거공간과 업무공간, 옥상공간 미활용, 주차공간화된 가로 등 무미건조한 도시의 시설들도 벽면녹화와 옥상정원, 공유오피스와 공공공간으로의 전환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면(그림4), 코로나19를 계기로 전화위복하여 활기 넘치는 도시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3]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보행자 중심의 도시로 전환


[그림 4] 도시의 오래된 시설 전환

*본 게시글에 첨부된 이미지는 '[개원 28주년 기념세미나] 감염병 시대, 도시의 운명과 서울의 미래'의 학술행사자료집의 발표자료를 편집한 것입니다. 자세한 자료는 서울연구원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http://www.si.re.kr/node/64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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