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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박람회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대학연계 혁신 생태계 구축' (20.11.11)

학술행사
작성자
최호권
작성일
2021-07-30 12:15
조회
643
본 글에서는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대학연계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제목처럼 특정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고, 지역발전을 위한 대학 혁신의 필요성과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한 소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기존 대학 운영방식의 틀을 깬 사업에 대해 함께 공유하고 싶어 IPP 아카이빙에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2020 대한민국 균형발전 정책박람회의 다양한 세션 중 하나인 본 세미나는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국토연구원이 공동으로 주관하여 진행되었습니다.

본 세션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 대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한 두 발제자의 아이디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하나의 사례에만 집중하려 합니다. 세미나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대학은 수도권의 대학이 아닌 지역대학이라는 점을 먼저 밝히면서 본 세미나의 내용에 대해 소개드리겠습니다.

지역과 대학 연계의 필요성은 균형발전에 대한 필요성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균형발전특별법」에서 이야기하는 균형적인 모습은 1. 지역 간 발전의 기회균등 촉진 2. 지역의 자립적 발전역량 증진 3. 삶의 질 향상 및 지속가능한 발전 도모 4. 전국이 개성 있게 잘 사는 사회구현인데, 현재 각 지역 간 격차는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일괄적인 균형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마다 개성을 갖추는 모습이 균형적인 상태이다, 즉, ‘실질적인 균형발전은 4번이다’라는 것이 발제자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전국이 개성 있게 잘 사는 사회구현을 위해서는 지역의 역량과 여건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파괴적인 혁신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과거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으며 성과 위주로 진행했던 사업위주의 지역혁신 방법은 단기처방적인 측면이 강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보았을지 몰라도 지속가능한 지역의 역량을 갖추는 부분에는 한계가 존재하였습니다. 발제자는 이와 같은 한계를 보완할 지역혁신의 주체로 지역대학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학이 지역혁신을 이끌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대학이 내는 다양한 효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표적인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기에 교육적 효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교육가적 대학’의 시대를 넘어, ‘기업가적 대학’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대학의 경제적인 효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변혁적인 대학’이라는 패러다임이 등장한 현재가 되면서 더욱 다양한 효과들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실제 대학은 소비, 인재유치·양성, 지속적 R&D개발, 부지·장비제공 효과 등을 활용해 지역에 다양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디트로이트, 시라큐스 등 쇠퇴를 겪은 미국의 전통적 산업도시들이 지역대학을 통해 그 여파를 이겨냈던 사례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지역과 대학을 연계하려는 시도가 파괴적인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대학이 실질적으로 지역의 혁신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대학의 교육도 기존과는 다르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교육혁신이라고 부릅니다. 과거 Taylor가 주장한 ‘과학적 관리론’에 의해 탄생한 표준화된 교육은 제조업 중심의 사회에서는 큰 효과를 냈지만, 요즘과 같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 교육의 참여자(학생)와 수요자(지역과 기업)를 고려한 문제해결형 교육으로의 전환을 통해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면 지역혁신 및 개성 있게 잘 사는 사회가 구현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교육혁신의 예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발제자는 2020년 1월 지자체 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에 선정되어 추진 중인 경남형 지역혁신플랫폼(USG, Universities System of Gyeong-nam) 사업을 실제 예시로 하여 위의 교육혁신을 설명하였습니다.

USG 사업은 기존에 대학에서 실시된 교육의 틀을 깨고, 폐쇄된 캠퍼스에서 벗어나 대학 간의 협력, 대학과 지역 구성주체들과의 협력 등을 통해 지역 문제 해결 등 지역발전을 달성하려는 시도입니다.

USG 사업의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한다! 학생역량 강화 → 관내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취업 연결)
  2. 진짜 지역 전문가를 양성한다! → 지역의 수요를 반영한 대학 혁신(교육 및 연구)
  3. 공동 교육체계를 완성한다! → 지자체, 기업, 연구기관, 지역사회와 체계적 소통을 통해 함께 인재를 키워 활용, 대학 간 뿐만 아니라 각 기관 간 H/W와 S/W의 공유
  4. 대학별 특성화·전문화를 이룬다! → 공통 교육과정은 대학 간 교류 및 공유를 통해 역량을 결집, 구체적이고 전문적 분야는 대학별로 특성화
이 중에서는 3번과 4번이 눈에 띄는데, 각 대학, 기관의 시설 장비 및 자본 등을 공유하더라도 개성 있는 특화된 교육을 위해 강점 분야를 육성한다는 측면이 보입니다.

USG의 작동 프로세스는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대학의 1~2학년 과정은 각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2학년을 마치면서 USG의 학생에 지원하여 선발되면, 경남의 대학이 연합하여 만든 USG 공유대학에서 교육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해당 교육을 수료하고 졸업하게 되면 USG의 이름으로 학위를 받게 됩니다. USG의 교육 과정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모두 지역과 연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USG가 지역혁신사업 공모전에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로 앵커기업(LG, NHN)들과 유기적 협력체계가 구축되어 있었던 점, 경남의 근본적 문제(인재양성, 고용률 향상 등)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델 안에 담았다는 점, 이미 통합교육추진단이 설립(2019년 10월)되어 노력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 간 시설공유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선정의 이유로 작용하였다고 합니다.



USG를 보면서 든 생각은 USG는 폐쇄적인 대학이 아닌 지역을 위한 대학이라는 것입니다. 캠퍼스 타운, 리빙랩 등 대학을 개방하려는 시도, 지역과 소통하려는 시도가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울타리 안에 존재하는 대학, 과정 중 일부분으로 운영되는 소통 등이 관찰되고 있는 것이 현재 대학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USG는 별도의 캠퍼스로 존재할 수도 있지만, 지역의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실제 지역 안에서 작동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육의 과정이 지역의 문제 해결 및 지역 산업을 위한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발제자는 USG 사업과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대학 교육혁신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제언으로 대학의 창의성과 지역의 절박함을 믿고 맡겨달라고 합니다. 현재 지역이 처해 있는 상태는 ‘헝그리 정신’을 일으켜 생존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게 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일률적인 교육의 체제에서 벗어나 지역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믿고 맡기는 자세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맡겨버리는 즉, 방임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 간 연계사업을 통해 사업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하면서 본 발제는 끝이 납니다.

지금까지 서술한 발제와 사업에 대한 주요 코멘트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지역혁신, 산학협력에서 주로 상상하는 대학은 MIT, 스탠포드 등의 대학인데, 우리나라의 대학은 그만큼의 역량을 갖추지 못하였기에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2. 현재까지 공간이 없어서 지역과의 연계가 미미했던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협력을 이끌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3. USG는 경남의 대학들이 연계하는 것인데, 물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는 곳들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4. 기업, 학생들을 대학에 유인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주여건 및 대학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발제자의 의견에 제 의견을 조금 보탠 후 본 아카이빙을 마치려 합니다. USG 사업은 기존에 진행되었던 대학과 지역 연계, 대학 운영의 틀을 깨려는 시도로 보여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과 지역대학이 모두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현재에 이와 같은 파격적인 시도가 없이는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정책과 사업은 이상만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사업의 실제 대상자인 기업 등 지역 주체에게 수요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도 지금처럼 지역대학의 미충원 및 중간이탈 증가의 상황이 계속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결국 인력 풀이 있어야 본 사업이 제대로 작동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역대학과 지자체, 중앙정부는 지역대학의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더불어 현재의 대학 평가 제도는 지역대학의 혁신을 위한 방향과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신입생 충원율 등 고전적인 평가 지표에서 벗어나 지역과의 연계, 혁신을 달성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스탠포드도 MIT라는 대학도 처음부터 현재의 명성을 갖췄던 것은 아니고, 실리콘밸리도 처음부터 현재와 같은 모습이지는 않았습니다. 혁신을 통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제도 및 인식 등 환경이 갖추어지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미나 영상 출처: 유튜브 균형발전TV ([2020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 세션3 –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일시: 2020년 11월 11일

장소: 유튜브 균형발전TV

좌장: 김현수(단국대학교)

발표: 류승한(국토연구원), 김민재(인제대학교)

토론: 강명구(서울시립대학교), 서민호(국토연구원), 우명제(서울시립대학교), 진장익(중앙대학교)

간사: 마강래(중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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